모건스탠리가 KOSPI 10,000을 제시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이거 이거, 대상승 불장이라고 막 질러대는 것인가" 하고 반신반의지만 그래도 모건인데 하고 잘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SK스퀘어와 엔씨소프트를 포커스 리스트에 신규 편입했다는 부분에서 모건스탠리에서 판단하는 기준이 궁금하기도 했고, 두 종목을 조금은 더 깊게 알아보고도 싶었고, 매매에 활용해보고도 싶었습니다.
SK스퀘어가 포커스 리스트에 오른 진짜 이유
SK 스퀘어는 일단 지주사입니다. 투자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
저는 지주사라고 하면 그냥 배당받는 회사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SK스퀘어를 처음 들여다봤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를 조금 깊이 보면 구조가 꽤 독특합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ICT 중간지주사입니다. 핵심은 여기서 나옵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High Bandwidth Memory), 즉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그 최대 수혜 기업이 SK하이닉스입니다.
HBM이란 AI 서버와 GPU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기존 메모리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고성능 메모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AI 두뇌에 연결된 초고속 램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주식형 펀드는 단일 종목을 포트폴리오의 10% 이상 담을 수 없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SK하이닉스를 더 담고 싶어도 못 담는 기관 투자자들이 생겨납니다.
그 대안으로 SK스퀘어가 부각된다는 구조입니다. 제가 처음 이 논리를 접했을 때 꽤 명쾌하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에 NAV 할인 축소 기대까지 더해집니다.
NAV(Net Asset Value)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총가치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가치를 뜻합니다.
지주사는 흔히 이 NAV보다 낮은 주가로 거래되는데, 이 할인율이 줄어드는 것을 NAV 할인 축소라고 합니다.
SK스퀘어의 경우 과거 할인율이 60~70%에 달했지만 최근 45% 수준까지 좁혀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같은 주주환원 정책이 이 흐름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가 SK스퀘어를 포커스 리스트에 편입하며 기대한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연동한 보유 자산 가치 증가
- NAV 할인율 축소에 따른 주가 리레이팅 가능성
-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를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여
- 기관 투자자의 우회 투자 수요 증가

다만 제가 직접 이 종목을 살펴보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보유 자산의 절대 비중이 SK하이닉스 지분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SK하이닉스 주가 방향이 SK스퀘어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안정적인 지주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종목입니다.
엔씨소프트가 반등 스토리를 쓰고 있는 이유
사실 엔씨소프트(NC) 편입 소식이 더 의외였습니다.
리니지 의존, 신작 연속 실패, 이미지 악화라는 꼬리표가 워낙 강하게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1분기 매출은 5,5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7배 급증했습니다. 단순 기저효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배경은 두 타이틀이었습니다.
아이온2가 1,368억 원, 리니지 클래식이 835억 원을 기록했고,
리니지 클래식은 출시 90일 누적 매출이 1,924억 원에 달해 장기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PC 게임 매출 3,184억 원은 엔씨 역사상 분기 최대 기록입니다.
모건스탠리가 이 종목의 리포트를 낸 시점이 1분기 실적 발표 직후(5월 12일)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포착한 가능성이 큽니다.
영업 레버리지란
매출이 조금만 늘어나도 비용 구조가 고정되어 있어 영업이익이 훨씬 크게 증가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엔씨는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매출 회복이 시작되면 이익 폭발이 빠르게 나타나는 구조가 됐습니다.
성장 스토리도 추가됩니다.
2분기부터 리니지 W 동남아시아 출시(5월 27일 예정)를 시작으로, 아이온 2의 북미·남미·유럽·일본 글로벌 서비스가 하반기 순차 개시될 예정입니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매출 2.5조 원 이상과 2027년까지 신규 게임 10여 종 출시를 공개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목이 위험한 이유도 있습니다.
게임사의 실적은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단기간에 크게 흔들립니다.
글로벌 서비스가 기대만큼 반응을 얻지 못하면 컨센서스(Consensus), 즉 시장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평균적인 실적 기대치가 빠르게 하향될 수 있습니다. 컨센서스가 꺾이는 순간 주가는 실적 발표 이전에 이미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한편, 글로벌 헤지펀드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합니다(출처: 모건스탠리 프라임브로커리지 리포트).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구간에서는 포커스 리스트 편입 종목으로의 수급 집중이 실제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수익을 보장하는 신호는 아닙니다. 제가 지금 하려는 것은,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이 보고서가 시장 참여자들의 매매 판단 기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로 추적하고 검증해 보는 일입니다.
요즘 들어 저는 저만의 고집보다 시장에 공표되는 자료를 일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추세라는 것이 한번 잡히면 개인적인 판단보다 강하게 움직이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해외의 대형 투자자들이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그물 치는 트리거(Trigger)', 즉 대중의 매매를 유발하는 방아쇠로 활용한다는 시각도 틀리지 않지만, 그 보고서가 결국 시장의 흐름을 실제로 만들어낸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외국인 매매 동향).
SK스퀘어와 엔씨소프트, 두 종목 모두 지금 당장의 주가보다는 앞으로 수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한 외국인 매매 흐름이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시간을 두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저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기준으로 하시기 바랍니다.